발리예바 도핑 논란, 조작된 4위?

발리예바 경기 모습

카밀라 발리예바는 어제 열렸던 피겨스케이팅 여자 개인전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3.31점, 예술점수(PCS) 70.62점, 감점 2점으로 141.93점을 받았습니다. 쇼트 프로그램 82.16점과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더한 총점 224.09점을 기록하며 발리예바는 자신의 국제대회 개인 최고점(272.21)점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점수로 4위로 올림픽을 마무리했습니다.

 

앞서 카밀라 발리예바는 금지약물을 복용해 양성 반응을 보여 논란이 된 적이 있는데요, 청문회에서 발리예바 측은 금지 약물(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을 보인 것이 할아버지의 심장약 탓이라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발리예바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올랐지만 기자회견에도 참석하지 않는 등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발리예바가 3위 안에 들면 꽃다발을 주는 간이 시상식은 물론 메달 수여식도 열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발리예바 때문에 아무 논란 없이 최선을 다해 메달을 딴 선수들은 시상식에 오르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프리에서 발리예바가 4위를 한 것이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냐는 말도 있네요.

 

투트베리제 코치가 싸늘한 표정으로 따지는 장면이 전세계로 노출되어 또 화제가 되었는데요. 경기 후 두 손으로 눈물을 감추며 아이스 링크를 빠져나온 발리예바에게 투트베리제 코치는 왜 포기했어? 왜 싸우길 멈췄어? 내게 설명해봐”라며 발리예바에게 소리쳤습니다. 또 발리예바가 링크를 빠져나온 뒤 장면을 두고 크게 분노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번 올림픽이 열리기 6주 전 진행한 도핑 검사에서 발리예바가 양성 반응 결과를 받았는데도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잠정 징계를 해제하자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 함께 CAS에 제소했는데 발리예바가 여자 싱글 경기에 뛰지 않기를 희망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CAS는 지난 14일 IOC 등의 이의를 기각하고 발리예바의 출전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발리예바가 여자 싱글 경기에 뛰지 않기를 희망했다”고 전하며 “발리예바가 여자 싱글 종목에 뛰지 않기를 바랐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패소해 규정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투트베리제는 3년 전 인터뷰에서 피로 회복을 위해 선수들에게 복용시켰던 멜도니움이 금지 약물로 지정되자 비슷한 효과의 다른 약물을 찾겠다고 말했는데, 발리예바의 샘플에서 검출된 트리메타지딘이 바로 협심증 치료제입니다. 

 

영국 매체 미러는 "시도는 좋았다. 트리메타지딘은 필름으로 코팅된 알약이나 캡슐로 된 형태로 제공된다. 인체의 위 안에서 녹을 수 있도록 말이다. 따라서 할아버지의 침에는 이 약물의 흔적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없다. 할아버지가 발리예바에게 약물의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를 향해 토하는 방법뿐"이라고 발리예바측의 주장을 비꼬았습니다.

 

바흐 위원장은 “발리예바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부담을 짊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얼음 위에서 애쓰고, 다시 추슬러서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려고 노력하는 걸 봤다. 몸동작 등을 통해 그가 순간순간 얼마나 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지 봤다. 그는 차라리 링크를 떠나버리고 싶었을 것”이라고 발리예바에 공감하는 모습을 내비쳤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도 발리예바에 관해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소치에서 김연아의 금메달을 빼앗아 간 소트니코바는 "어린 소녀에게 그러한 문제가 생겨서 매우 유감"이라며 인스타에 글을 올렸습니다. 발리예바를 "우리 시대의 영웅"이라 칭하며 발리예바에게 "나가서 끝까지 싸우라" "온 나라가 당신과 함께한다"고 격려하는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또한 발리예바의 팬들은 김연아 인스타그램 글에 댓글로 김연아를 비난하는 글과 이모티콘을 잇달아 게시하는 등 행위를 하여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김연아의 마지막 무대 이후 올림픽 피겨를 보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 러시아 약물복용이 터지고 우리나라 해설분들이 침묵하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네요. 약물복용한 선수들은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